전·월세 부담 커지자…공공임대 ‘폭발적 인기’
서울 용산 오피스텔 월세 47만 원에 1250명 몰려…서울 경쟁률 ‘229대 1’
서울을 중심으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 매입임대주택에 수요가 쏠리고 있다. 특히 청년·신혼부부·신생아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매입임대주택 1차 모집에 11만 명 이상이 몰리며, 주거 안정성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준다.
1. 매입임대주택이란?
매입임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도심 내 다세대, 연립주택, 오피스텔 등을 매입해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주거 안정성을 높이고, 무주택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취지에서 운영되며, 연간 1~4차로 나눠 공급된다.
2. 11만 8천 명 넘게 지원…서울은 경쟁률 229대 1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최근 모집된 매입임대주택(1차) 3093가구에 전국에서 총 11만 8796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약 38대 1에 달하며, 특히 서울은 229대 1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는 2023년 54대 1, 2024년 122대 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서울 송파구의 한 도시형생활주택에는 단 1가구 모집에 무려 1250명이 몰렸고, 용산구의 오피스텔 1가구에도 같은 수의 신청자가 지원했다. 용산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 24㎡, 보증금 100만 원, 월세 47만 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월등히 저렴한 조건이었다.
3. 시세의 30~80% 수준 임대료
공공 매입임대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주변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임대료다.
- 청년임대주택: 19-39세 무주택 청년 대상,시세의 40-50% 수준
- 신혼·신생아형: 소득에 따라 시세의 30~80% 부담
- 거주 기간: 기본 10년, 혼인 등 요건 충족 시 최장 20년까지 연장 가능
장기적인 주거 안정성과 저렴한 비용 덕분에, 특히 청년층과 신혼부부 사이에서 매입임대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4. 전월세 가격 상승도 원인
최근 서울의 전세 및 월세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공공임대의 수요가 증가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1년 새 약 7% 상승해, 2022년 통계 방식 개편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2025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월세 시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5. 공급 물량은 오히려 줄어
수요는 늘어났지만, 올해 청년·신혼·신생아 가구 대상 1차 매입임대 공급 물량은 단 286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2년 전보다 60%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공급 축소의 원인은 2023년 LH의 매입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인데, 당시 국토교통부의 ‘원가 이하 매입’ 원칙에 따라 시장 매입이 제한된 결과로 풀이된다.
2023년 매입 실적은 4610가구로, 목표의 23%에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 공급 가능한 가구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6. 정부, 매입가격 현실화 및 민간 지원 확대
정부는 공공임대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입 가격 기준을 시세에 맞춰 상향 조정했다. 올해 LH의 주택 매입 목표는 5만 가구로 설정돼 있다.
또한 민간 임대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민간 사업자가 확보한 공동주택 용지를 공공지원 민간임대 리츠(REITs)에 전매할 수 있도록 하는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이 있다. 해당 법안은 이르면 5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역 제안형 공공지원 민간임대 모델도 올해 처음 도입됐다. 이는 지방공사가 공급한 택지를 민간이 매입해, 지역 특성에 맞는 청년·신혼부부 비율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 대전도시공사가 시범 공모를 진행 중이며, 향후 확대될 예정이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이 함께 협력해 실효성 있는 공급 확대와 안정적인 임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